23살 때, 가족들과 차를 타고 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난 뭘 해도 잘 될 거야~”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래”
이상하게도 나는 나를 믿는다.
보통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그냥 앞으로 잘 될 거라는 이상한 믿음이 있다.
"돈이든, 직업이든, 사람 관계든 뭐든, 그냥 다 잘 될 거다.”
그런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 근자감, 근자믿의 근원이 뭘까?
스스로도 궁금하다.
(아마도)
스스로의 성실함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참 성실하다.
맡은 일을 무조건 해내는 악바리가 있다는 점에서 성실하다.
공무원 시절,
2,000명 주민의 데이터를 하나하나 눈으로 살펴보면서 정리해야하는 일이 있었다.
이 일을 제대로 해내려면 2달 이상 매일 야근을 해도 안 될 사이즈이다.
이런 일이 닥치는 경우, 대부분은 모른 척하고 넘길 것이다.
모른 척해도 당장 큰 일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중에 큰일이 터졌을 때,
나는 다른 부서로 발령나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3달을 꼬박 투자해서 전부 해냈다.
3달 동안 주말 출근,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유의 악바리를 발휘해서 끝을 봤다.
이런 성실함이 있다.
이런 스스로의 모습을 32년 인생에서 여러 번 목격했다.
그래서 나를 믿는다.
이런 믿음이
겁 없는, 서슴없는 퇴사를 촉진하기도 했다.
퇴사하고 야생에 내던져지면 어떤가?
악바리로 무장한 성실함이라는 무기가 있는데!
이 무기를 가지고서
이루지 못하는 건 없을 거다.
그런 자신감이 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 믿음은 확신으로 둘러싸였다.
두터운 확신이 보호하는 믿음은 금방 현실이 된다.
퇴사 후 인생에서는 믿음이 현실로 나타났다.
“그냥 다 잘 될 거다~”
얼핏 들으면 대책없게 들릴 수도 있는 이런 믿음은 현실이 된다.
퇴사하고 나면
딱히 사업 밑천이 없더라고 다 될 거라는 믿음.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책을 쓰고 책을 팔고
다 될 거라는 믿음.
사업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런 믿음은 다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 반대로 이런 생각도 든다.
“과연 그냥 안 될 거라고 믿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냥 된다고 믿어서 그대로 됐다.
그런데 만약에
‘그냥 안 된다.’라고 믿었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아주 높은 확률로 예상이 된다.
별로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이긴 하다.
그냥 안 된다고 믿었으면,
그냥 안 되지 않았을까?
누군가 그런 말을 한다.
“인생 참 살기 쉬워~”
왜냐하면 그냥 믿으면 그대로 다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생 참 쉬울 수도 있다.
그렇게 믿는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