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기 한달 전부터 나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찾았을 때부터 곧장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나는 원고를 쓰는 동안 글 쓰는 게 한번도 힘들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그저 행복했고 특히 조용한 북카페에서 원고를 쓰고 나올 때면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영혼이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앞으로 이렇게 평생 책 읽고, 책 쓰는 삶을 살 거야.’
이게 너가 원하는 삶이라고,
감정이 내게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나는 한 번도 글을 쓰면서 이런 것들을 궁금해 한 적이 없다.
'남들은 어떤 기분일까?'
'남들은 어떻게 글을 쓸까?'
그저 글을 쓰는 그 과정에 푹 빠져 있었다.
그래서 책을 다 쓰고 사람들이 놀랐을 때
나는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사람들은 책 쓰는 걸 몹시 어려운 일처럼 생각하는 듯했다.
책 쓰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내가 쓰고 싶은 내용만 있다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저 우리가 다 아는 언어로 글을 써 내려가면 된다.
나에게 글은 확실히 쉽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쉬우면 즐겁다.
즐거우면 쉽다.
선순환이 반복돼서 계속 글을 쓰고 싶어 진다.
사람들은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해야 할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면 된다.
잘하려는 마음이 부담감을 쌓고, 즐거움을 잃게 만든다.
원고를 마무리 지을 단계가 오면
계속해서 부족한 내용을 발견하게 된다.
내용을 더 추가하고 싶은 마음이 떠오르고
어떤 내용은 삭제하고 싶은 마음도 떠오른다.
‘잘’ 하려는 마음이 계속 올라오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만하면 완벽하다.’라고 놓아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 즐기며 할 수 있다.
나는 한때 퇴사하고 하루 종일 매일 원고만 쓰던 시기가 있었다.
오전에 운동하고 1시쯤 북카페를 가서 밤 10시까지 글을 썼다.
나는 그 과정이 힘들게 느껴진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생각보다 글은 기계처럼 후루룩 쏟아지지 않았다.
보통 4~5시간을 들여 2~3페이지를 작성하는 편이었다.
가끔은 글이 안 써져서 멍 때리고 산책도 오래 하고 그냥 앉아 있던 시간도 많았다.
그래도 그 과정이 재밌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이 있다.
그 일을 만나면 놓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감정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조용히 책 읽고 책 쓰는 삶.
그리고 사람들에게 내가 배운 것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삶이 그런 것이다.
단순하고 조용한 삶과
사람들과 깊이 연결되는 사회적인 삶의 조합이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경험하는 순간, 감정이 반드시 알려줄 것이다. |